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축구 선수들
- 레베카 손
- 기자,BBC ‘올해의 여성 100’
- 2023년 8월 18일
올해 FIFA 여자 월드컵 8강전 경기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호주 여자 축구 국가대표 카트리나 고리는 발끝의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자 관중을 향해 두 팔을 모아 흔드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2살 난 어린 딸 하퍼에게 바치는 세리머니였다.
그리고 스포츠 경기가 끝나자 고리 선수는 하퍼를 안고 필드에 나타났다. 딸과 노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고리 선수는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를 누르고 쟁취한 4강 진출에 흥분한 관중을 향해 자랑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올해 여자 월드컵에선 점점 더 많은 ‘엄마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이는 프로 축구 선수로서의 커리어와 육아 간 균형을 맞추고 있는 이들의 경험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강하고, 성공한 여성들이 엄마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공개적으로 받아들이는 이 모습은 세상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브라질 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전 진출에 실패한 뒤 브라질 여자 축구계의 전설 마르타 비에이라 다 시우바 선수 또한 감동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내가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 여자 축구계엔 우상이라 부를 인물이 없었다”는 시우바 선수는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자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여성의 롤모델이 됐다”고 언급했다.
스포츠 월드컵은 최대 20억 명이 시청하는 무대로, 이곳에 나선 선수들은 전 세계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여성들의 상황과 문제를 강조하고자 이러한 세간의 관심을 이용하고 있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에서 여성 스포츠 사회학을 가르치는 알리 보우스 교수는 “스포츠는 사회의 축소판”이라면서 “만약 스포츠에서 성 불평등 문제에 대해 태클 걸 수 있다면, 더 넓은 사회에서 성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보우스 교수는 여자 축구계의 변화가 사회 다른 부분으로도 “이동”하리라 믿는다.
우선 여자 축구 선수들이 가장 두드러진 발전을 이룬 분야로는 모성 권리 보호와 동일 임금을 꼽을 수 있다.
영국 더럼 대학에서 젠더, 스포츠, 불평등을 연구하는 스테이시 포프는 “스포츠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엄마가 되는 길과 프로 선수로서의 커리어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현대 사회에서 전문 스포츠인으로서의 커리어는 남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역할 측면에서 여전히 남성은 가장의 역할을, 여성은 출산과 양육의 역할과 결부됩니다.”
그러나 오늘날 프로 선수들은 이러한 규칙을 뒤집고 있다. 올해 FIFA 월드컵에서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미국 여자 축구 스타 알렉스 모건 선수의 기자 회견을 꼽을 수 있다. 모건 선수는 3살 난 딸이 건 영상통화를 받고자 기자들에게 잠시 양해를 구했다.
또한 스페인 대표팀 소속 이레네 파레데스 선수는 FIFA 공식 인터뷰 중 “어린 자녀가 있다면 부모도 자녀가 필요하지만, 자녀 또한 부모를 필요로 한다”며 개최국인 호주에 아들과 함께 왔다고 설명했다.
아이네 오고먼(아일랜드), 장신(중국), 체이나 매튜스(자메이카) 선수와 같은 유명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파레데스 선수는 프로 선수로 살면서 겪는 선택의 순간과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보우스 교수에 따르면 축구는 역사적으로 남성이 지배하는 분야였기에 여성 선수들은 모성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한다.
“왜 남성들이 여성들의 임신과 관련한 고용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어요?”
그리고 2021년 1월이 돼서야 ‘국제축구연맹(FIFA)’은 임신 기간 여성 선수의 급여를 전액 보장해야 하며, 최소 14주간의 휴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규칙을 도입했다. 그리고 출산 휴가 기간엔 적어도 급여의 3분의 2가 보장돼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몇몇 선수들은 여전히 자신이 속한 축구팀이 이러한 규정을 확실히 준수하게 하고자 계속 투쟁을 이어 나가야만 했다.
실제로 아이슬란드 여자 대표팀 주장 출신 사라 비외르크 귄나르스도티르 선수는 자신의 임신 기간 급여 전액을 지급하지 않은 전 소속팀 ‘올랭피크 리옹 페미닌’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고, FIFA 모성 보호 규정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첫 선수가 됐다.
지난해 보상금 지급 판결 이후 귄나르스도티르 선수는 “이는 노동자로서,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의 내 권리에 관한 것”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귄나르스도티르 선수는 ‘플레이어스 트리뷴’을 통해 “이는 나만의 승리가 아니라고 느꼈다.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며 엄마가 되길 원했던 모든 선수들을 위한 재정적 보장이라고 느낀다”고 적었다.
비록 완전히 동등한 임금을 이루긴 아직 멀었으나, 크게 발전한 또 다른 분야로는 임금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월드컵에서 여자 선수들은 소속팀의 성공에 따라 상금을 나눠 받을 수 있다고 처음으로 보장받았다. 어디까지 진출했는지에 따라 선수당 3만~27만달러(약 4000만~3억60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유엔여성기구’는 FIFA에 다음 월드컵에선 남녀 월드컵 간 상금도 균일하게 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여자 월드컵 우승 상금은 1억9000만달러였으나, 지난해 카타르 남자 월드컵의 우승 상금은 4억3700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2027년까지 동일 임금 보장이 “우리의 야망”이라고 밝혔다.
‘유엔 여성기구’의 젠퍼 쿠퍼 여성 스포츠 담당자는 동일 임금을 실현하기 위해선 여러 기관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폰서 기업과 방송사도 나서야 하며, 각국 축구협회 또한 남녀 축구 선수 간 동일 임금을 현실화하는 데 크게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최근 급여, 의료 감독, 적절한 훈련 시설 등의 부족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여자 축구 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실제로 자메이카 대표팀 소속 체이나 매튜스 선수는 한 선수의 어머니가 올해 자메이카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도록 10만달러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메이카 여자 축구 선수들은 공개 서한을 통해 협회의 지원이 “미흡했다”면서 선수들의 영양 공급과 자원 접근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자메이카 축구협회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며 “해결하고자 부지런히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렇듯 여자 선수들에 대한 대우에 항의하는 시위는 이전에도 있었다.
나이지리아 팀은 지난 2016년 월드컵에서 미지급된 수당과 보너스를 요구하며 호텔에서 농성을 벌인 바 있다.
1년 뒤인 2017년엔 노르웨이 스포츠 대표팀 소속 아다 헤게르베르그 선수가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여자 선수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월드컵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 미국 대표팀은 미국 축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여자 대표팀이 “더 우월한” 기량을 보이고 있음에도 “남성 대표팀에 비해 지속해서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월드컵에서 미국 여자 대표팀은 4차례 우승컵까지 손에 넣었으나, 남자 대표팀의 최고 성적은 1930년 차지한 3위가 전부다.
소송 결과 여자 국가 대표 선수들은 2400만달러를 받기로 합의했으며, 월드컵 등에서 남자와 같은 급여와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미 축구협회의 약속도 받아냈다.
한편 FIFPRO 소속 알렉스 컬빈 전략 및 연구 책임자는 이번 미국 여자 선수들의 성과는 단순히 동일 임금 쟁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컬빈 책임자는 “동일 급여 논의로 인해 종종 또 다른 불평등이 가려지곤 한다”면서 “여성 선수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충분하지 않은 급여나, 지나치게 짧은 계약 기간 등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보우스 교수 또한 더 나은 조건을 쟁취하기 위한 선수들의 공개적인 투쟁을 통해 “다른 여성들도 목소리를 내거나, 혹은 자신이 목소리 낸 것에 대해 용기를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스포츠 축구 선수들의 이러한 경험은 정서적 학대, 성폭력 등 다른 문제를 겪는 여성들에게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낼 자신감을 북돋아 줄 수 있다. 미국 대표팀에 대한 조사는 여성들이 기득권과 권력 남용에 성공적으로 맞선 사례로 남았다.
더럼 대학은 경기장 밖에서 권리 증진을 위해 싸우는 선수들 뒤엔 팬들이 있다는 결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019년 FIFA 여자 월드컵 당시 팬들을 인터뷰한 결과 팬들은 선수들의 투쟁을 평등한 사회를 향한 자신들의 투쟁의 일부로 본다고 답했다.
해당 연구의 공동 저자인 포프는 BBC ‘올해의 여성 100’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은 선수들이 이러한 문제에 목소리를 낸다면 성평등 이슈에 분명 영향을 줄 것이며, 전반적으로 차별적인 장벽을 허물고 사회의 성차별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보우스 교수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목소리를 낼 때면 “희생양이 되거나 공개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는 등” 개인적으로 치러야할 대가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의 스타 축구 선수 메건 라피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속해서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데, 최근 미국 여자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온라인상에서 “워크(WOKE,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깨어 있다는 뜻)는 곧 실패!”며 “잘했네, 라피노. 미국은 지옥에 떨어질 거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며 조롱했다.
보우스 교수는 “그렇기에 선수들에겐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상황”이라면서 롤모델이 된다는 건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성 선수들에게 다 잘하라고 요구하는 것,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스포츠 축구도 하고, 큰돈을 벌지 못해 또 다른 직업까지 갖기를 기대하는 건 … 너무나도 큰 요구입니다. 그 누구도 이 모든 걸 해낼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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